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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사진 (220212)


PHOTO BY HIMI MINAGAWA


나는 내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. 누가 찍어줄 때도 영 어색하다. 그래도 종종 내 모습을 남기고 싶을 때가 있어 혼자 셀카도 찍어보지만 역시 마음에 안 든다.


원래부터 내 사진을 찍는 걸 싫어했던 건 아닌 거 같다. 나도 이십 대 중반까지는 친구들과 까불거리고 다니며 그날 그날 사진을 찍어 싸이월드에 올리고 하던 과거가 있다. 과잉된 에고를 장착하고 과장된 표정으로 찍은, 지금 보면 상당히 민망한 사진들이 많다.


뉴욕에 살 때 하루는 친구가 내 사진을 찍고 싶다며 아침부터 불러 세웠다. 한국인 주인에 중국인 주방장이 조리를 하는 재패니즈 레스토랑에서 같이 서빙 알바를 하던 일본인 친구였다.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암튼 나보다 열 살은 많은 친구였는데 나름 인생의 우여곡절이 많은 친구였다. 암튼 그런 친구가 이 사진을 찍고 나서 내게 말했다. "너 눈이 슬퍼 보여..”


저 때 아마 내가 스물일곱으로 기억한다. 영화를 시작한 지 2년 남짓 됐을 때고, DOWNTOWN 81을 보고 예술가병에 걸려 불만 키면 바퀴벌레가 튀어나오던 로워 이스트사이드 프로젝트 빌딩에 살 때다. 진지충이다 못해 불필요하게 세상 심각하던 때다. 하지만 이건 지금 내 생각일 뿐이고, 그 당시 저 친구한테는 다 필요한 과정이고 시간이었을 것이다. 예술인 초급반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그런 거랄까.. 암튼 나는 여전히 저 사진을 보면 기분이 조금 묘하다.